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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소개팅 앱을 썼는데, 사람 만나는 게 이렇게 피곤할 줄 몰랐어요

요즘 뭐, 다들 그렇게 사는 건가 싶어서 한번 깔아봤다. 결혼까지는 아직 모르겠고, 그냥 좀 쓸쓸하기도 하고, 뭐라도 좀 해봐야 하나 싶어서. 주변 친구들은 다들 잘 만나고 다니는 것 같은데, 나는 뭐… 집-회사-집 이거 반복이고. 그래서 솔직히 좀 큰 기대는 없었다. 그냥 한번 해보는 거지. 처음엔 그냥 프로필 사진만 보고 ‘음, 괜찮네’ 하고 넘기다가, 좀 끌리는 사람이 있으면 ‘좋아요’ 누르고. 몇 번 그러다 보니 진짜 매칭이 되더라.

처음 매칭 된 분은 나랑 동갑이었는데, 직업도 괜찮고, 취미도 비슷한 것 같아서 ‘오, 이거 괜찮은데?’ 싶었다. 그래서 몇 번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직접 만나기로 했다. 솔직히 좀 긴장됐지. 사진이랑 너무 다르면 어쩌나, 대화가 안 통하면 어쩌나. 다행히 사진이랑 크게 다르진 않았고, 첫 만남에서 대화도 어느 정도는 통했다. 근데 이상하게 좀 답답한 느낌이랄까. 분명히 이것저것 물어보고 답도 듣는데, 뭔가 깊은 대화로 이어지진 않는 느낌.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너무 ‘면접’ 보듯이 질문만 던진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상대방도 나한테 궁금한 게 많을 텐데, 나는 내 이야기만 하려고 했던 건 아닌지. 아니면 상대방이 뭔가 나한테 원하는 게 있었는데, 내가 그걸 캐치 못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뭐, 첫 만남이니까 이 정도면 괜찮은 거겠지 하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런데 다음 만남을 잡는 게 좀 망설여지는 거다. 굳이?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 써서, 돈 써서, 또 어색한 대화 나누고….

그 다음으로 만난 분은 나보다 두 살 어린 분이었는데, 느낌이 또 달랐다. 처음부터 좀 적극적으로 나오시는 느낌? 뭐든지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 같아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또 시간이 갈수록 좀 부담스럽게 느껴지더라. 예를 들어, 너무 사적인 질문을 스스럼없이 하거나, 아직 만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구체적으로 꺼낸다거나. ‘아직 우리 서로 잘 모르는 사이인데…?’ 싶어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친구한테 얘기했더니 ‘너한테 그만큼 관심 있다는 거지!’라고 하는데, 나는 그게 좀… 감당이 안 되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보니 앱 자체에 좀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작업이었다. 그냥 사람들 만나서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게 훨씬 편하고 좋았던 것 같다. 앱은 아무래도 ‘목적’이 좀 분명하게 드러나니까, 그 안에서 부대끼는 게 좀 피곤하다고 해야 하나. 프로필 하나하나 볼 때마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나랑 잘 맞을까’ 이런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해지고, 막상 만나고 나면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싶고. 차라리 친구들한테 ‘나 소개팅 좀 시켜줘’라고 말하는 게 더 쉬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지금도 앱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런데 이제는 예전처럼 ‘이번엔 꼭 괜찮은 사람 만나야지!’ 이런 마음보다는, 그냥 ‘뭐, 안 되면 말고’ 하는 심정으로 켠다. 사람 만나는 게 이렇게까지 눈치 보고, 신경 쓰고,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일이었나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냥 동네 커피숍에서 우연히 마주친 사람이랑 수다 떨다가 친해지는 그런 인연은 이제 꿈도 못 꾸는 건가 싶기도 하고. 모르겠다. 일단 오늘은 그냥 끄고 자야겠다.

“어쩌다 보니 소개팅 앱을 썼는데, 사람 만나는 게 이렇게 피곤할 줄 몰랐어요”에 대한 1개의 생각

  1. 앱에서 만난 분들의 적극적인 모습에, 제가 좀 불편함을 느끼는 걸 보니, 저 스스로가 상대방에게 다가가려는 노력보다, 먼저 ‘나’를 잘 나타내는 모습만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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