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를 가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진짜 몇 달을 고민했다. 주변 친구들은 다 결혼정보 어플 뭐 쓰는지, 아니면 결혼정보회사 가입했는지 묻는데 나는 영 마음이 안내켰다. 일단 뭔가 되게 비쌀 것 같고, 뭔가 내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그런 엄격한 분위기일까 봐 좀 그랬다.
결혼정보 어플도 몇 개 깔아봤는데, 이게 뭐 사진만 보고 연락하고 그러는 게 영 피곤하더라. 서로 프로필 보고 괜찮으면 매칭해주는 그런 시스템인데, 이게 진짜 내 짝을 찾아주는 건지 그냥 게임인지 모르겠고. 몇 번 해보니까 금방 질리고. 뭔가 더 진중한 만남을 원했는데, 어플로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이사 오기 전에 살던 동네 근처에 있던 결혼정보회사 건물을 몇 번 봤던 게 생각났다. ‘아, 그냥 여기서 직접 상담이라도 받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아보니 그쪽 지역에 꽤 오래된 곳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용기 내서 한번 가봤다.
직접 상담받아본 후기
매장 안에 들어서니 생각보다 깔끔하고, 막 엄청 고급스럽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막 허름하지도 않았다. 일단 직원분이 친절하게 맞이해주셔서 긴장이 좀 풀렸다. 상담실 같은 곳으로 안내받아서 앉았는데, 무슨 서류를 막 작성하라고 주셨다. 내 기본적인 정보부터 해서, 어떤 스타일의 이성을 만나고 싶은지, 결혼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등등 꽤 자세하게 물어보더라. 이걸 다 적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한 30분은 넘게 쓴 것 같다.
다 쓰고 나니 담당 매니저님이 오셔서 내가 작성한 서류를 보면서 이런저런 질문을 더 하셨다. 내가 좀 까다롭게 군 건가 싶기도 했는데, 오히려 매니저님은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고, 어떤 점이 어려운지,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캐치해주시는 느낌이었다. 예를 들어 나는 ‘경제적인 부분’을 어느 정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적었는데, 그걸 단순히 ‘돈 많은 사람’으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경제관념이 확실하고 미래를 함께 계획할 수 있는 사람’으로 풀어 설명해주시더라.
비용과 만남 방식
가장 궁금했던 비용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안내해주셨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비쌌지만, 이게 단순히 몇 번 만남을 주선해주는 게 아니라, 나와 맞는 상대를 찾기 위해 매칭팀에서 신경 써주고, 상담도 계속 해주고 하는 걸 포함한 가격이라고 생각하니 아주 말도 안 되는 수준은 아니었다. 정확한 금액은 말하기 좀 그렇지만, 내가 상상했던 ‘수백만원’보다는 좀 덜했고, ‘몇십만원’보다는 좀 더 되는 금액이었다. 어쨌든 연회비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았다.
만남 방식도 좀 의아했는데, 보통 매칭이 되면 상대방 프로필을 보고 내가 괜찮다고 하면 매니저님을 통해 연락처를 교환하거나, 아니면 둘 다 괜찮다고 하면 직접 만나기로 약속을 잡는 식이라고 했다. 여기서 좀 신기했던 건, 내가 막 ‘이런 사람 만나고 싶어요!’라고 하면 그걸 무조건 맞춰주는 게 아니라, 나의 전반적인 성향이랑 배경을 고려해서 ‘이런 분은 어떠세요?’ 하고 매니저님이 먼저 제안을 해준다는 점이었다. 마치 나를 잘 아는 사람이 ‘너한테 이런 친구 잘 맞을 것 같아’ 하고 추천해주는 느낌이었다.
조금 아쉬웠던 점
상담 자체는 만족스러웠지만, 몇 가지 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단 내가 딱 마음에 드는 상대를 ‘바로’ 만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점. 이건 당연한 거겠지만, 막상 이야기를 듣다 보니 ‘오늘 상담받고 다음 주에 바로 소개받고 만나는 건가?’ 하는 기대를 했었나 보다. 물론 매칭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도 있고, 또 나와 맞는 상대가 없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했다.
그리고 이게 솔직히 ‘전적으로 나 혼자’ 알아서 하는 게 아니라, 매니저님과의 소통이 중요하더라. 물론 그게 장점일 수도 있지만, 내가 너무 수동적으로 변해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매니저님이 알아서 잘 해주겠지’ 하고 맡겨버릴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 점이 좀 마음에 걸렸다. 결국엔 내가 잘 해야 하는 건데 말이다.
그래도 한번 해볼까 싶다
집에 와서도 계속 고민했다. 솔직히 아직도 ‘이걸 해서 내가 결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확실한 믿음이 생긴 건 아니다. 하지만 어플보다는 훨씬 진지하고, 체계적인 것 같다는 느낌은 확실히 받았다. 일단 내가 직접 경험해보고, 안 되면 그때 다른 방법을 찾아봐도 늦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단은 등록하고, 몇 번 만나보기로 했다.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비용이 좀 부담되긴 하지만, 어차피 언젠가 해야 할 일이라면 좀 더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매니저님이 먼저 제안해주는 방식이, 제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해서 좋았어요. 전반적인 성향을 고려해주시니까요.
경제적인 부분을 설명해주신 게 인상적이네요. 제 생각도 비슷하게,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것 이상으로 가치관이 잘 맞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경제적인 부분을 그렇게 자세히 설명해주신 게 인상 깊었어요. 저도 비슷한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좀 더 명확하게 전달하는 팁이 생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