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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친구들이 민간자격증 하나쯤 챙겨두는 이유

갑자기 왜 다들 자격증을 따는 건지 모르겠다

최근에 친한 동생이 갑자기 한국직업능력진흥원인지 뭔지 하는 곳에서 온라인 자격증을 몇 개 땄다고 연락이 왔다. 처음엔 무슨 취업이라도 새로 하려나 싶어서 열심히 준비하네, 기특하다 생각했는데 맥락을 듣고 나니 조금 묘한 기분이 들었다. 결혼정보회사 가입을 고민 중이라나. 요즘은 프로필에 쓸 거 하나라도 더 채워 넣어야 조금이라도 나은 조건의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둥, 이게 다 스펙 관리의 연장선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데 솔직히 좀 헛웃음이 나왔다. 결혼 시장이 무슨 대입 준비도 아니고, 20만 원에서 50만 원 사이의 가입비 외에도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민간자격증이 정말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

사실 그 친구가 딴 자격증 목록을 보니까 이게 정말 실무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싶은 것들이 많았다. 심리상담사나 방과후 지도사 같은 것들이었는데, 집에서 며칠 온라인 강의만 틀어놓으면 나오는 것들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이걸 굳이 따서 프로필에 적는 이유는 단 하나다. ‘이 사람은 자기 계발을 멈추지 않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주기에 딱 좋아서란다. 세상이 참 각박해진 건지, 아니면 우리가 너무 결혼이라는 제도를 형식에 가두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예전에는 그냥 사람 자체가 좋아서 만나고 그랬던 것 같은데, 요즘은 만나기도 전부터 서로의 데이터시트를 보며 평가하는 게 일상처럼 느껴진다.

맞선 자리에서 스펙을 확인하는 이상한 풍경

얼마 전에 지인이 주선한 자리에 나갔을 때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상대 남성분이 초반에 했던 질문들이 기억에 남는다. ‘주말에는 보통 뭐 하세요?’ 같은 평범한 질문인 줄 알았는데, 곧바로 ‘혹시 요즘 준비 중인 자격증이나 공부는 없으세요?’라고 묻는 거다. 아니, 소개팅 자리에서 무슨 면접을 보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당황해서 그냥 예전에 취미로 하던 베이킹이나 조금 한다고 얼버무렸는데, 그분은 정말 진지하게 그게 어떤 자격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분석하듯 듣고 있었다. 사실 그 사람은 그저 취미 생활을 묻는 게 아니라, 내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시간을 쓰고 사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거겠지. 이런 게 사람 만나는 일인가 싶어서 내내 마음이 좀 불편했다.

외모와 조건 사이에서 헤매는 마음

결혼정보회사나 맞선 앱에서 내세우는 ‘이쁜 여자’ 혹은 ‘스펙 좋은 남자’의 기준이라는 게 참 얄팍하다. 내가 아는 언니도 괜찮은 직장에 다니는데, 항상 결혼정보회사 상담을 받으러 가면 ‘이 정도 직업이면 더 보완할 요소가 필요하다’는 소리를 듣고 온다고 한다. 여기서 보완이 뭔지 아나? 바로 외모를 더 가꾸거나, 아니면 지금보다 더 있어 보이는 자격증을 하나 더 따라는 소리다. 사람 한 명을 그 사람 자체로 보는 게 아니라, 마치 마트에서 물건 고르듯 점수를 매기는 과정이 너무 피로하다. 나도 나이가 차니 주변에서 이제 슬슬 결혼 안 하냐는 소리를 듣는데, 이런 과정을 거쳐서 누군가를 만날 생각을 하면 차라리 혼자 지내는 게 속 편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결혼에 대한 생각

결국 나도 그 동생에게 딱히 말리지는 않았다. 남들 다 그렇게 한다는데 나만 유난 떨며 ‘진정성’ 타령을 하는 게 맞는 건가 싶어서다. 그래도 여전히 마음 한구석은 찜찜하다. 정말 저런 자격증 한 줄이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는 걸까? 아니면 나만 아직도 세상 물정을 모르고 이상적인 생각만 하고 있는 걸까. 주말마다 결혼정보회사 웨딩 상담을 다녀오고, 퇴근 후에는 자격증 강의를 틀어놓고 딴짓을 하는 친구를 보며,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애쓰는 건지 잘 모르겠다. 그저 평범하게 누군가를 만나서 마음이 맞는 사람을 찾고 싶을 뿐인데, 그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 것만 같다. 다음 달에 그 친구가 맞선을 본다는데, 잘 될지 어떨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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