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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신고는 안 했지만 2인 가구 결합은 하고 싶어서

비대면 결합이 된다길래 시도해본 과정

요즘 통신사 요금제 광고를 보는데 유선 인터넷 없이도 2인 가구가 비대면으로 결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사실 우리 집은 아직 혼인신고를 안 한 상태라 가족관계증명서를 떼면 남남으로 나온다. 예전 같으면 서류 들고 대리점에 가서 굳이 ‘우리 같이 살아요’를 증명해야 해서 엄청 번거로웠을 텐데, 이번엔 비대면으로 된다고 하니 괜히 호기심이 생겼다. 2만원대 요금제부터 라인업이 구성되어 있다고 해서 일단 내 통신사인 SKT 앱을 켰다. 혼인신고 전 동거인도 가능하다는 말이 묘하게 현실적인 타협안처럼 느껴졌다. 어차피 같은 집에 살면서 고지서는 따로 나오는데, 조금이라도 합치면 낫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컸다.

앱에서 마주한 소소한 귀찮음들

앱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눌러보는데, 생각보다 ‘비대면’이라는 과정이 매끄럽지만은 않았다. 나는 5G 요금제를 쓰고 상대방은 LTE를 쓰는데, 요즘은 이게 통합 요금제로 묶인다고 해서 내심 기대를 했다. 문제는 인증 절차였다. 서로의 번호를 입력하고 인증 번호를 주고받는 것까지는 쉬웠는데, 막상 결합 신청을 누르려니 필요한 정보가 꽤 많았다. 주민등록등본상 주소가 같은지를 증명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다른 서류가 필요한 건지 앱 화면만 보고서는 바로 이해하기가 좀 어려웠다. 화면을 넘길 때마다 나오는 약관이나 설명글이 길어서 다 읽기 귀찮아 대충 넘기다 보니, 중간에 자꾸 오류가 났다. ‘정보를 다시 확인해주세요’라는 문구가 한 세 번 정도 뜨니까 괜히 짜증이 확 났다. 그냥 대리점 가서 직원이 해주는 게 빨랐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2만원대 요금제와 데이터 고민

결합을 하면 할인이 얼마나 될까 계산기를 두드려봤다. 솔직히 말하면 매달 커피 두세 잔 값 정도 아끼는 거다. 엄청난 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냥 버리기엔 아깝다. 요즘은 데이터 소진 후에도 저속으로 계속 쓸 수 있는 요금제가 기본처럼 깔려 있어서 그런지, 예전만큼 데이터 걱정을 안 해도 된다는 건 확실히 편해졌다. 예전엔 2만원대 요금제를 쓰면 데이터가 거의 없어서 밖에서 넷플릭스 영화라도 한 편 보려면 손이 떨렸는데, 이제는 최소한의 통신권은 보장되는 느낌이다. 이번에 결합하면서 요금제를 좀 낮춰볼까 싶기도 했는데, 막상 낮추면 또 속도 제한 때문에 답답할 것 같아서 일단 지금 요금제 그대로 유지하면서 결합만 하기로 했다.

혼인무효소송 같은 거창한 뉴스들 사이에서

앱을 뒤지다가 우연히 요즘 뜨는 영화 ‘아노라’ 리뷰도 보고, 뉴스 섹션에서 혼인무효소송이나 증여세 팩트체크 같은 글들도 좀 읽었다. 혼인신고 전후 2년 이내에는 뭐 어쩌고 하는 세금 혜택 기사들을 보는데, 이게 우리랑은 너무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면서도 나중에 혹시나 혼인신고를 하게 되면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다 챙겨야 하나 싶어 머리가 아파왔다. 법적으로 묶이는 게 복잡하다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통신사 결합 하나 하는 데도 이렇게 고민을 해야 하나 싶으니 말이다. 사실 지금처럼 적당히 동거인으로 지내면서 결합 할인이나 받는 게 제일 마음 편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합 신청은 결국 완료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결합 신청 버튼을 누르고 문자를 기다렸다. 한 30분 정도 지났나, 드디어 결합 완료 문자가 왔다. 막상 성공하고 나니 뭔가 큰 일을 해낸 것 같기도 하고, 반대로 매달 내는 돈에서 몇천 원 줄어든 게 전부인데 내가 왜 이렇게까지 신경을 썼나 싶기도 했다. 다음 달 고지서에 진짜 할인이 적용되어 있을지는 또 그때 가서 확인해봐야 알 일이다. 이렇게 사소한 일상에서 경제적인 이득을 조금씩 챙기려고 애쓰는 게, 어쩌면 우리가 아직은 결혼이라는 거창한 제도에 들어가기 전 겪는 작은 연습 같은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뭐, 아니면 말고. 당장 이번 달 통신비가 얼마나 줄어들지나 기대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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