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예약부터 쉽지 않았던 주말
최근에 친구 녀석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나서 마음이 참 복잡했다. 남들 다 하는 건데 나만 뒤처지는 기분이라고 하면 좀 찌질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사실 솔직히 말하면 좀 불안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이리저리 정보를 찾아보게 됐다. 요즘 ‘웨딩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결혼 비용이 2천만 원은 기본으로 넘는다는데, 나처럼 당장 결혼 상대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이게 대체 무슨 상관인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다 우연히 ‘노블리에’ 같은 곳에서 월드컵 기념으로 상담만 받아도 경품을 준다는 이벤트를 봤다. 사실 경품이 탐나서라기보다, 그냥 내 상태를 좀 확인받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강남역 근처 사무실로 예약을 잡았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상담 시간이 1시간 정도로 꽤 짧게 배정되어 있었다.
쾌적하지만 어딘가 차가운 사무실 분위기
사무실에 도착하니 화려한 인테리어와 정장을 입은 상담사들이 눈에 들어왔다. 분위기는 꽤 깔끔했다. 커피 한 잔을 주면서 웃으며 맞이해주는데, 그 친절함이 오히려 조금 부담스러웠다. 내 나이 36살, 직장 생활을 하면서 모아둔 돈은 적당히 있지만, 딱히 내세울 만한 배경은 없는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내 소개를 했다. 상담사는 내 이야기를 듣더니 꽤 기계적으로 반응했다. 결혼정보 서비스 가격대가 대략 200만 원에서 500만 원 정도를 오가는 게 일반적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데, 머리가 좀 멍해졌다. 단순히 가입비만 내는 게 아니라, 매칭 횟수와 조건에 따라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나를 더 고민하게 만들었다.
현실적인 대출과 신용 관리의 늪
상담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내 신용 상태에 대한 질문이었다. 결혼을 준비하려면 부채 비율이 중요하다고 했다. 사실 나도 최근에 좀 무리해서 신용카드를 긁거나 현금서비스를 쓴 적이 있었는데, 그런 게 다 기록에 남는다는 게 좀 당황스러웠다. 결혼정보회사에서까지 대출 상황을 확인해야 하나 싶어 속으로 좀 씁쓸했다. 상담사는 마치 은행 대출 심사처럼 조목조목 따지는데, 상담이 아니라 어디 금융권 채무 조정 상담을 받으러 온 기분이었다. 결혼이라는 게 정말 현실적인 자산의 결합이라는 걸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 시간이었다. 차라리 그냥 소개팅 앱을 돌리는 게 나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거기서도 돈을 쓰는 건 매한가지일 것 같다.
결과가 불투명한 기약 없는 기다림
상담이 끝날 무렵, 가입을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가입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이 느껴졌다. 특히 지금 가입하면 할인을 해주겠다는 말, 횟수를 더 넣어주겠다는 말이 귀에 맴돌았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과연 수백만 원을 들여서 이런 데이터베이스의 일원이 되는 게 맞나 싶다. 36살이라는 나이가 결혼 시장에서는 아주 늦은 건 아니라고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원하는 조건을 다 맞추려면 더 높은 등급의 서비스를 써야 한다는 말이 참 속이 쓰렸다.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경품이라도 받아오려고 했는데, 결국 상담만 받고 빈손으로 돌아왔다.
그냥 그대로 지내는 게 나은 걸까
글을 쓰는 지금도 여전히 결정을 못 내리겠다. 결혼정보회사를 통하면 확실히 효율적일 것 같긴 한데, 그 효율이라는 게 사람 사이의 마음까지 다 담을 수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주변에서는 그냥 더 기다려보라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결혼 시장의 진입장벽은 더 높아지는 것만 같아서 초조하다. 어쩌면 내가 찾고 있는 건 이상적인 배우자가 아니라, 단순히 나를 안심시켜 줄 어떤 확신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게 제일 마음 편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정말 큰맘 먹고 한번 지불해보는 게 나을지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아마 내일도 똑같은 고민을 하면서 출근하겠지.

커피를 주면서 친절하긴 했지만, 상담 내용이 조금 딱딱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저는 좀 더 편안한 대화를 통해 제 상황을 설명하고 싶었어요.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까지 하셨다니, 정말 신용 관리가 중요하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 부분에선 공감됩니다.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 생각나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요즘 좀 걱정하고 있었거든요.
결혼 준비하면서 신용 점수 때문에 걱정되는 마음, 정말 공감돼요. 제 친구도 비슷한 고민을 했던 적이 있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