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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비 상담 문자를 지우다 말았다

어제는 듀오에서 보낸 문자를 한참 들여다보고 있었다. 누적 결혼 회원 수가 5만 명이 넘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그 숫자가 문득 현실적으로 다가온 건지 아니면 그냥 마음이 싱숭생숭했던 건지 잘 모르겠다. 사실 결혼정보회사라는 곳을 내가 직접 알아볼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 막연히 내 또래 친구들은 다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 준비를 하는 줄 알았는데, 막상 곁을 돌아보면 각자 사정이 참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소개팅 앱으로 사람을 만나고, 누군가는 지인 모임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고 하지만, 그 ‘자연스러운’ 만남이라는 게 나에게는 점점 더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낯선 숫자들이 주는 무게감

5만 4천 명이라는 숫자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그 사람들은 정말 시스템이 매칭해 준 그대로 만나서 결혼까지 골인했을까. 궁금해서 검색해 보면 실제 혼인 사실이 확인된 경우만 통계에 넣는다는 말이 나온다. 그런 디테일한 확인 절차가 있다는 게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결혼마저 이렇게까지 해서 ‘검증’받아야 하는 건가 싶은 묘한 씁쓸함이 남는다. 상담을 받으러 가면 일단 가입비부터 물어봐야 하나 싶어 망설여진다. 예전에 들은 바로는 수백만 원 단위라고 했는데, 그 돈을 내고서라도 정말 내가 원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건지 사실 확신이 안 선다.

주식 축의금 기사를 보며 느낀 점

오늘 아침에는 카카오페이증권에서 신혼부부에게 주식을 준다는 기사를 봤다. 2026년부터 혼인신고를 하면 10만 원 상당의 주식을 준다는데, 결혼이라는 과정에 따라오는 비용이 얼마나 큰지를 생각하면 사실 10만 원은 정말 상징적인 수준이다. 결혼정보회사 가입비는 수백인데 축의금은 10만 원이라니, 이 경제적인 괴리감 때문에 한참을 웃었다. 물론 돈 때문에 결혼을 하는 건 아니지만, 결혼이라는 게 결국은 현실적인 정산의 과정이라는 점을 매번 실감하게 된다. 투자를 권유하는 시대라지만, 내 인생의 가장 큰 투자가 될지도 모르는 결혼에 대해서는 AI나 데이터가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합법적인 증거와 관계의 모호함

창원 쪽이었나, 상간녀 소송 관련해서 법률 사무소 글을 우연히 보게 됐다. 이혼을 하지 않아도 소송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는데, 증거 수집 과정에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나 개인정보보호법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고 소름이 돋았다. 결혼이라는 제도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이런 법적인 다툼이나 복잡한 관계의 뒷모습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는데 말이다. 매칭 시스템으로 만난 사람과 굳건한 신뢰를 쌓아가는 게 더 어려울까, 아니면 그냥 살다가 적당히 맞지 않아 갈라서게 될 때 발생하는 문제들이 더 어려울까.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이미 결혼에 대한 환상을 버린 건지 모르겠다.

결정을 미루는 시간들

어제는 결국 상담 예약 버튼을 누르려다 말았다. 지금 당장 누군가를 만나서 정착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그냥 이렇게 남들이 어떻게 결혼을 준비하는지 기사를 읽고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다 지나간다. 듀오 상담사들은 아마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매일 수십 명씩 만나겠지. ‘결혼을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것’에 대해 여전히 나는 거부감이 조금 남아있나 보다. 하지만 또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러운 만남은 점점 줄어들고, 지인들은 하나둘씩 기혼자들의 모임으로 떠나버리니 남겨진 사람 입장에서는 마음이 급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오늘 저녁엔 그냥 넷플릭스나 보면서 마음을 비우는 게 좋겠다. 결혼 정보니 뭐니 하는 것들은 내일 다시 생각해도 충분하니까.

“가입비 상담 문자를 지우다 말았다”에 대한 3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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