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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까지 가서 상담받고 그냥 돌아온 날의 기억

창원까지 굳이 상담을 받으러 갔던 이유

사실 창원결정사를 찾아가겠다고 마음먹은 건 순전히 답답함 때문이었다. 부산에서 지내는 동안 친구들 소개팅은 이제 다 떨어졌고, 회사 동료들은 다들 나보다 한참 어리거나 벌써 결혼해서 애까지 있는 상황이었다. 그냥 평범하게 사람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서른 중반이 넘어가니 그 평범함이라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주말마다 부산 결혼식장에 하객으로 다니는 것도 이젠 좀 지친다. 옆자리 앉은 친구가 건네는 “너는 언제 가냐”는 농담 섞인 말도 이제는 웃어넘기기가 힘들어서, 결국 인터넷 검색창에 창원결정사를 쳐보게 됐다.

낯선 사무실에서 들었던 상담 내용들

창원에 위치한 어떤 상담 센터에 예약하고 찾아갔을 때의 공기를 잊을 수가 없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너무 화려하거나 너무 차분해서 오히려 긴장이 됐다. 상담해주시는 분은 나를 앉혀놓고 마치 내 인생의 데이터 시트를 작성하듯 꼼꼼하게 물어보셨다. 연봉은 어느 정도인지, 부모님은 어떤 일을 하시는지, 원하는 상대의 조건은 무엇인지. 그때 내가 300만 원에서 500만 원 사이였던가, 가입비를 들었을 때 솔직히 숨이 턱 막혔다. 이게 정말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심도 들고, 반대로 이 돈을 내면 정말 괜찮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묘한 기대감도 공존했다. 근데 막상 상담을 마치고 나오니, 그냥 내 조건을 수치화해서 시장에 내놓는 것 같아 마음이 썩 편치 않았다.

부산과 창원을 오가며 느꼈던 허탈함

상담받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부산행 기차를 탔는데, 창밖 풍경이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 듀오부산 같은 유명한 곳도 들어봤고, 제이노블처럼 전문직 타겟으로 하는 곳도 기사를 통해 접하긴 했지만, 막상 내가 그 시스템 안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덜컥 겁이 났다. 창원 소개팅을 시켜준다는 게 결국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인간관계와는 전혀 다른 방식 아닌가. 돈을 지불하고 만나는 관계라는 게 왠지 인간미가 없게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론 이런 절차라도 거쳐야만 결혼이라는 문턱을 넘을 수 있는 건가 싶어 씁쓸했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 같은 마음

솔직히 지금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상담을 받고 며칠이 지났는데, 아직 그 업체에서 연락은 오지 않고 있다. 다시 연락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놔두면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까. 아니면 이렇게라도 발버둥 치는 게 맞는 걸까. 선유도 공원 같은 곳에 가서 조용히 산책이나 하고 오면 마음이 좀 정리될까 싶지만, 현실은 그냥 내일 출근할 걱정에 밀려있다. 결혼이라는 게 원래 이렇게 정해진 절차를 밟는 건지, 아니면 내가 너무 조급하게 굴어서 시스템에 의존하려고 하는 건지 여전히 헷갈린다.

결국은 선택의 문제라는 것

주변에서는 나이가 문제라고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내 취향이나 성격도 확고해지니 더 까다로워지는 것 같다. 창원 쪽 업체들을 더 알아봐야 할지, 아니면 그냥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할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상담료를 내고 가입하면 정말 마음 편하게 연애를 시작할 수 있는 건지, 아니면 또 다른 종류의 스트레스를 받게 될지. 상담실 문을 나서면서 느꼈던 그 막막함은 아직도 가슴 한구석에 남아있다. 어쩌면 정답이 없는 문제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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