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어떻게든 짝을 찾아 결혼하고 연애하는 것 같지만, 막상 30대 중반이 되어 현업에 치여 살다 보면 이성친구를 만나는 게 마치 풀리지 않는 숙제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다들 ‘서울 소개팅’이니 ‘결혼 정보’니 하며 바쁘게 움직이지만, 정작 소개팅 자리 한 번 나가는 것도 큰 결심이 필요하죠. 제가 얼마 전 지인 주선으로 나갔던 자리도 그랬습니다. 깔끔한 카페에서 2시간 남짓 대화를 나누고 헤어졌는데, 겉으로는 웃으며 명함을 주고받았지만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과연 이게 맞는 건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더군요.
이게 많은 분들이 착각하는 지점인데, 소개팅이라는 게 단순히 사람을 만나는 행위를 넘어 엄청난 에너지와 비용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보통 소개팅 한 번에 옷을 사거나 미용실을 가는 등 최소 10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는 쉽게 깨집니다. 시간은 준비 시간까지 합쳐서 반나절은 족히 쓰죠. 그런데도 막상 결과는 허무할 때가 많습니다. ‘2~3번 만나보면 알겠지’ 싶다가도, 예상과 달리 첫 만남부터 대화가 겉돌거나 상대의 가치관이 너무 다를 때 오는 피로감은 상당합니다.
가장 흔히 하는 실수는 ‘상대를 내 기대치에 끼워 맞추는 것’입니다. 저도 예전에는 상대가 대화할 때 내 반응에 충분히 호응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긴장해서 말실수를 하거나 무뚝뚝하게 구는 사람도 많습니다. 기대했던 ‘운명 같은 대화’는 거의 일어나지 않더군요. 실패 사례 중 하나는, 저와 모든 취미가 똑같은 사람을 만났을 때였습니다. 완벽할 거라 생각했지만, 정작 함께 시간을 보내니 오히려 서로의 습관을 지나치게 의식하게 되어 3번 만에 흐지부지되었습니다. ‘잘 맞는다’는 게 꼭 관계의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죠.
연애나 결혼을 목적으로 무리하게 사람을 만나는 게 옳은지도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최근에는 해외 사이트까지 악용하는 사례가 있을 정도로 온라인 만남이 위험해지고 있기도 하고요. 차라리 지금 당장 아무것도 하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이 조언을 써 내려가면서도 ‘내가 정말 누군가에게 충고할 자격이 있나’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저 역시도 사람 관계라는 게 참 마음대로 안 되니까요.
결국 연애와 결혼은 수많은 트레이드오프의 연속입니다. 내가 편안함을 추구하면 설렘이 줄고, 설렘을 좇으면 관계의 안정성이 떨어질 위험이 크죠. 이 과정이 모든 사람에게 정답이 될 수는 없습니다. 혹시 지금 당장 소개팅을 앞두고 고민 중인 분들이 있다면, 너무 잘 보이려 애쓰지 마세요. 어차피 상대방도 여러분만큼이나 긴장하고 있을 테니까요.
이 조언은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 오는 피로감에 지쳐있는 분들께는 어느 정도 공감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만남을 통해 단기간에 배우자를 찾으려는 분들께는 제 방식이 너무 소극적이고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정말로 결혼이 급한 분들은 굳이 이런 감상에 젖어 있기보다 지금 당장 주변 지인들에게 만남을 주선해달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다만, 어떤 방식이든 관계는 언제나 변수가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카페에서 대화 나누고 돌아와서도, 뭔가 헛헛한 느낌이 계속 남네요.
카페에서 대화하는 동안,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속으로는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카페에서 대화 나누고 돌아와서도, 첫 만남부터 대화가 겉돌면 정말 지치네요.